회사 옆 돼지연구소 탐방
회사 옆 돼지연구소 탐방
잠시 방심하고 있을때 회사옆에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돼지연구소가 드디어
오픈을 했다. 특수부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다는 이 가게는 비록 연구원 복장이나
연구원 행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지만 일단 간판이름이라던가 파는 부위가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연구할게 없어서 돼지새끼를 연구할 줄이야
▲ 흰꼬뽈과 들, 살살살을 파는 가겐가보다
▲ 심지어 더덕삼겹살을 모친가출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 아...더덕이 원래 비싸지
▲ 뒷번호는 로열넘버네. 구천! 설마 먹고나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는건 아니겠지.
▲ 보돼신지탕. 마침 코요테의 순정이 흘러나오고 있다.
▲ 가격표. 사이드 메뉴와 주류에 써져있는 소수점은 천원단위니 참고하길
▲ 돼지 연구한 흔적은 안보이고 포토샵 연구한 흔적은 보인다.
일단 착석을 했으면 음식을 시키는것이 인지상정. 보신이 필요한 내 몸뚱아리니
아무래도 돼지보신탕을 시키는게 낫겠다 싶어서 한그릇 주문했다.
주위 테이블을 살펴봐도 대부분 보신탕 시켜먹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다.
돼지연구소 간판메뉴인가봉가.
▲ 밑반찬. 소박하고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다
▲ 이건 왜 찍은거지
▲ 나름 연구한 흔적이 보이는 소스. 노른자와 참기름, 다대기가 쓰리썸 중이다.
이런저런 경제 및 정치에 대한 견해를 주고 받으면서 향후 20년 뒤의
대한민국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 또는 앞으로 경제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은 무엇인지 심도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토론하다가 그저 배가고프다는
결론을 낸 뒤에서야 비로소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 이것이 바로 개새끼도 아니고 돼지새끼로 만든 보신탕!
▲ 육중한 흑인 히프를 보는듯한 크기의 돼지살 건더기가 눈에 띈다.
맛은 보신탕이랑 비슷한거 같지는 않고 약간 감자탕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맨날 동네에서 술 쳐먹을때마다 감자탕만 쳐먹어서 그런지 혓바닥이 이미
감자화 된건 아닌가 생각을 해봤지만 딱히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은것 같았다.
맛을 표현하자면 전날 소주 한잔 마시면서 미처 잊지못한 옛 여인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지내지 하다 상욕을 한메타자 800타는 나올 정도로 쳐먹고 나서
깊은 쓰라림에 몸서리 치다 힘겨운 잔을 이어간 뒤에 자고 일어나 미칠듯한 숙취를
느낄때쯤 한숟갈 퍼먹으면 개운해질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돼지연구소의 돼지보신탕은 10점만점에 9.1점 주겠다.
메뉴가 신선하기는 하나 신선은 안먹을거 같아서 9.1점